Erwachender Frühling - Jürgen Köster

 

오랜만이야!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시인 : 신남춘

둥근 해가 서산마루를 넘어설 때쯤이면
누군가가 내 숨통을 자꾸 조이고 있다.
점점 어두워지는 하늘과 땅 사이를
바람은 휑하니 불어 내 몸을 스치고
멀리 하늘끝자락에 별 하나 빛이 난다.

빛을 삼키려는 것이 아마도 어둠이려니
어둠속에 갇힌 것들은 보이지를 않고
살았으나 죽은 듯 침묵만 유유히 흐른다.
칠 흙 같은 어둠속의 긴 터널을 지나면
희미하게 가로등 불빛의 기다림이 있다.

온몸에 핏줄이 서고 입가엔 미소가 핀다.
얼마만이냐 널 만난다는 설렘 하나로
하던 일 뒤로하고 황급히 달려 나왔다.
불빛 아래 보이는 너의 모습은 늙었으나
여전히 호탕한 목소리는 어둠을 가른다.

손을 아플 만큼 꼭 잡고 흔들어대던 버릇
노년에도 여전하니 이미 배운 습관이
죽음을 부르기 전까지는 어디 가겠는가?
밤새 털어 놓아도 못다 할 이야기들로
시간을 잃어버린 오랜만의 만남이었다.

by solongo.k 2014. 3. 9. 15:03